앞뒤 없이 ‘여성가족부 폐지’ 7글자 만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성별 갈라치기로 대통령이 된 윤석열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다시 혐오정치를 앞세우고 있다. 총선을 40여 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은 ‘여성가족부 후임 장관을 선임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며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는 성차별적 공약을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 2년간 여성의 ‘존재’는 지워졌다.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이행하겠다며 무분별하게 기관을 통폐합하고,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성평등’ 명칭은 ‘양성평등’으로, ‘여성’은 ‘인구’와 ‘가족’으로 대체됐다. 성평등 예산은 120억원이 삭감됐고, 교육과정 중 성평등 역시 없어졌다. 강간죄의 성립 요건을 동의 여부로 개정하겠다는 여성가족부의 계획은 정부여당과 법무부의 반대에 철회됐다.
노동에서의 후퇴도 명백하다. 성별 임금 격차는 좀처럼 줄어들 생각이 없다. 한국은 1996년 OECD 가입 이래 27년간 성별 임금 격차 1위 국가다. 비정규직 노동자 비율도 남성 대비 15.4% 높다. 여성노동자의 절반이 비정규직이라는 뜻이다. 특히 시간제 근로의 비율은 남성보다 3배 가까이 높다.
30세~39세 여성의 경력단절로 고용률이 최하(2022년 기준)인데, 주요사유는 ‘육아’다. 이미 돌봄의 책임이 과중한 여성들에게 정부는 노동개악으로 지금보다 더 긴 장시간 노동을 요구하려 한다. 여성에게 강요되는 돌봄 속에서 기준 노동시간이 길어지면, 여성들은 더 짧은 노동시간을 찾아 ‘시간제 일자리’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지금보다 더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일자리들이며 장시간 노동을 감당하기 어려운 여성 노동자들에게 채용 성차별은 정해진 수순이다.
정부의 여성노동정책 기조가 여성의 출산·육아·돌봄을 전제로 한 ‘모성보호’의 관점에 머물러 있는 것도 문제다. 충북 여성재단에서 발표한 [2023 충북 시·군별 성인지 통계 보고서], [충북 경력단절(보유)여성 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충북 성별 임금 격차는 2022년 기준 64.9%으로 전국 평균보다 높으며, 비정규직은 남성 44,000명, 여성 72.900명으로 여성이 28,900명 많다.
2019~22년 충북의 경력단절여성 비중은 전국대비 높고 빠른 편이다. ‘여가부를 없애고 인구부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기조에 발맞춰 충북도에서는 대대적으로 ‘출산지원금’이라는 인구정책의 효능을 홍보하고 있다. 출산지원금으로 출생률이 올라갔다고 발표했지만 모든 돌봄의 책임은 여성에게 전가됐다. 같은 기간 여성의 경력단절은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성의 삶과 인권이 없는 인구정책관점의 정책 이제는 멈춰야 한다.
구조적 성차별에 기반한 여성 혐오가 살아있는 한 우리에게 여성가족부는 필요하다. 여성을 아이 낳는 기계로 취급하지 않고, 여성과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막을 부처의 존재가 명백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차별과 억압을 구조화시키는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우리는 해방과 민주주의의 실천의 목소리로 함께 싸워왔다. 우리의 투쟁만이 정부와 자본의 억압 체제를 넘어설 힘을 가지고 있다. 116년 전 빵과 장미를 외치며 나선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이 그랬듯이 모두가 존엄한 삶을 사는 세상을 위해 노동당은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2024년 3월 8일
노동당 충북도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