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정당 참여는 노동/진보정치의 길이 아니다.
민주노총은 진보당 지지를 철회하라!
노동자들이 보수양당체제를 타파하고 독자적인 노동자 정치를 선언한 지 25년이다. 지난 25년 동안 민주당과 야합하는 정치로는 단 일보도 노동자 정치를 진전시킬 수 없다는 걸 여러 차례 확인했다. 생각해보라! 여러 차례 추진됐던 민주대연합은 언제나 민주당의 뒤통수치기로 결말이 났고, 현장에 뿌리내리며 노동자들을 주체로 세우는 노동/진보 정치는 후퇴를 거듭했다. 그러는 동안 민의를 왜곡하는 정치제도는 유지됐고 보수양당은 이를 통해 권력을 독점해온 것이다.
선거 때마다 노동자들은 매번 ‘최선’이 아닌 ‘차선’, 최악이 아닌 ‘차악’을 선택하도록 강요받아왔다. 이 논리가 거대 양당독점체제가 유지되는 논리였다. 노동/진보정치는 이를 넘어서고 대안의 정치를 이뤄내기 위해 시작한 정치다. 우리는 그것을 ‘독자적 정치세력화’라고 불렀다.
물론 쉽지 않은 길이었다. 현실 정치라는 이름으로 노동/진보정치의 독자성을 훼손하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했고, 노동/진보정치를 통해 국회에 입성해놓고 그 경력으로 자본에 빌붙어 권력을 탐하는 정치인들도 등장했다. 때로는 보수양당과 닮은꼴로 보이는 주도권을 둘러싼 이전투구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거리에서, 의회에서 보수 양당과는 다른 제3의 정치를 위한 노력을 해왔던 노동자들이 있고 활동가들이 있었다.
4년 전 민의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정치개혁 논의가 위성정당 출현으로 왜곡됐을 때 이에 대한 광범위한 분노가 드러났던 것은 바로 포기하지 않는 ‘독자적 정치세력화’의 원칙 때문이었다.
그런데 4년이 지난 지금, 보수양당체제를 강화하는 위성정당이 윤석열 심판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정당화된다면 이는 독자적 정치세력화운동을 뿌리째 흔드는 일이다.
가겠다고 하는 정당을 강제할 방법은 없다. 그러나 진보당의 행태는 민주노총에서 오랜 논쟁으로 이뤄낸 총선방침을 무력화시키는 행위라는 건 분명하다. 이를 민주노총이 용인할 수는 없다. 이를 용인하게 된다면 노동/진보정치의 독자적 정치세력화운동은 그저 보수 양당이 독점한 권력의 부스러기를 탐하는 것에 불과한 일이 될 것이고 노동자들은 대안의 정치가 아닌 강요된 선택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민주노총은 지체 말고 진보당 지지를 철회하라. 현장과 지역에서 다시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위한 정치사업을 시작하라!
진보정당들도 마찬가지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운동의 계급적 발전 없이, 민중들의 투쟁 없이, 진보정당의 성장과 발전은 없다. 민주노총을 도구화하면서 이뤄내는 의회 정치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노동자민중이 주체가 되는 노동/진보정치운동을 펼치자.
노동당충북도당 금속분회는 현장과 지역에서 활동하는 노동자들이다. 우리는 현장과 지역에서 독자적 정치세력화의 깃발을 포기하지 않고 우직하게 나아가겠다.
2024년 2월 22일
노동당 충북도당 금속분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