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 18일, 5.18광주민중항쟁만큼 우리에게 2011년 5월 18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다. 바로 유성기업에서 공권력과 사적폭력이 결합된 폭력적인 노조 파괴가 시작된 날이기 때문이다.
“밤에는 잠 좀 자자!”라는 지극히 인간적인 요구를 위해 심야노동을 멈추는 주간연속 2교대를 요구한 대가는 노조파괴 컨설팅회사를 앞세운 유성기업과 그 원청사인 현대차그룹, 그리고 이명박 정권까지 합세한 대규모 노조파괴였다. 

2009년 노사는 2011년부터 주간연속2교대제와 월급제 시행을 합의하고 시행을 위한 협상을 이어갔다. 하지만 사측은 합의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고 교섭해태로 노조의 파업을 유도했다. 파업에 돌입하자마자 사측은 기다렸다는 듯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직장폐쇄에 항의하는 노조를 사측이 고용한 용역깡패가 투입되어 차량 뺑소니를 저지르는 것을 시작으로 무차별 폭력이 이어졌고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그 폭력에 생사를 넘나드는 수술을 받기까지 했다. 탄압에 맞선 투쟁으로 노동자가 구속되기도 했다. 공권력은 전조합원을 연행하고 노조의 집회를 방해하고 폭력적으로 진압했다. 현대차그룹은 유성기업의 든든한 뒷배가 되어 노조파괴 전 과정을 일일이 확인하면서 관리감독했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이명박은 전래없이 언론에 유성기업 노동자 비난하기에 열을 올렸다.
이것은 당시 노조파괴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실행한 창조컨설팅이라는 노조파괴브로커집단과 현대기아차그룹 임직원의 자료에서 확인되었다. 뿐만 아니라 그 자료에는 경찰 등 공권력과의 공조 활동까지 낱낱이 기록되어 있다. 

그렇게 잔혹한 10년을 보냈고 투쟁했다. 10년의 과정에서 우리는 2016년 3월 18일 노조파괴에 맞서 싸우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한광호 열사를 떠나보냈다. 한광호 열사의 죽음은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노동자만이 아니라 이 땅 노동자의 슬픔이고 한이었다. 노조파괴 분쇄와 열사 정신 계승을 가슴에 품고 살고 투쟁했고 지금도 현장을 지키고 있다.

유성기업지회 노동자들과 함께 한 전국의 수많은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유시영 유성기업 회장은 구속되고 실형을 받았고, 현대차 법인과 임직원은 법적 처벌을 받았으며, 노조파괴 컨설팅업체인 창조컨설팅 관계자들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10년의 투쟁에서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투쟁은 정당했음을 확인했다. 10년의 투쟁은 2020년 12월 31일 조합원 총회를 통해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약 노사 잠정합의안을 가결하면서 마무리되었다. 

유성기업 노조파괴 분쇄 투쟁은 정부가 그렇게 떠들던 사용자대항권이 사실은 노조파괴라는 것을 확인해 주었다. 복수노조 시행 후 현재의 교섭창구단일화 절차가 사용자의 노조 탄압을 위한 도깨비방망이라는 것을 확인해 주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밝힌 발암물질로 분류된 심야노동의 위험성을 확인해 주었다. 유성기업지회 투쟁은 노동자들의 권리를 확대해야 하는 많은 것을 우리 사회의 과제임을 알렸다. 

아직 2011년의 외침이었던 주간연속2교대 시행을 위한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투쟁은 13년이 지난 2024년에도 멈추지 않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오늘 5월 17일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는 2010년 5월 18일을 잊지 않기 위해 충남 아산공장에서는 오후 2시 30분부터 “잊지 말자! 5.18! 열사정신 계승! 2024년 임단투 승리 출정식”을 열고 유성기업에서 노조파괴와 산업재해로 희생된 노동자들을 추모하고 투쟁을 결의한다. 충북 영동공장에서는 “잊지말자 5.18! 기억하자 연대의 힘!” 결의대회를 오후 3시 30분에 열고 유성기업 노조파괴 10년의 투쟁을 함께 한 전국의 수많은 연대의 힘을 기억하는 투쟁을 한다.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와 노동권을 위한 유성기업지회의 투쟁은 우리 모두의 투쟁이었다. 

유성기업 노조파괴 13년이 지난 지금 10년의 투쟁을 승리하고 13년이 지난 지금도 투쟁을 이어가는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동지들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습니다.
유성기업지회 10년의 투쟁에 함께 한 모든 노동자와 시민들께 고맙고 자랑스럽다는 인사를 오늘도 올립니다. 

2024년 5월 17일
노동당 충북도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