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5월 17일, 세계보건기구(WHO)가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삭제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아이다호 데이(IDAHO-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 Transphobia)이 지정됐다. 아이다호 데이는 단순 질병코드 삭제를 기념하는 것을 넘어, 성소수자 혐오 반대와 평등을 위한 수많은 투쟁과 노력으로 만들어낸 변화를 기억하고,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다짐의 날이다.

 윤석열 정부는 정부 출범 첫 날부터 비서관이 나서서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시작했다. 혐오를 무기로 삼아 여가부 폐지를 내세워 젠더불평등을 심화시켰다. 북한의 자유 인권에는 그렇게 애착을 가지면서 우리 사회 소수자에게는 인권 대신 혐오와 차별을 부추켰다. 그렇게 인권의 문제를 서로의 파이를 빼앗아야 보장되는 것처럼 서로를 갈라치고, 낙인찍고, 배제하는 혐오의 정치가 계속되고 있다. 혐오와 차별을 용인하는 사회는 성소수자만이 아니라 모두의 안전을 위협한다.

 충북의 경우, 학생인권조례도 없는데 지난 4월 국회에서 추진 중인 ‘학생 인권 보장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 교권 회복과 상충 된다며 충북도의회 차원에서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학생 인권 보장을 위한 특별법 제정 반대 결의안’을 심의에 올렸다. 음성에서는 ‘자국민을 보호’한다며 강제 추방을 두려워하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찾아내 협박하고 금품을 갈취한 단체가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의 약점을 이용한 범행으로 이주민들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부추기고 있다. 차별과 혐오에 맞서 싸웠던 변희수 하사의 죽음은 애써 외면했던 충북의 정치권과 기관들은 성소수자를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들의 인권이 설 자리를 더 줄이고 있다. 

충남과 서울에서는 혐오세력이 ‘동성애를 조장’한다며 청구한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이 통과됐다. 학생의 권리를 억압해야 교권을 바로 세울 수 있다는 논리도 어처구니없지만, 이 논리로 학생이 성별, 성적 지향, 종교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까지 박탈한 것이다. 학생과 교사의 인권은 서로 충돌하는 가치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누군가의 인권은 누군가의 인권을 빼앗아야 보장되는 권리가 아니다. 누군가의 인권을 짓밟는 것은 인권이 아니라 폭력이다. 

평등과 권리 쟁취를 향한 모든 투쟁이 그래왔듯, 우리는 몰아치는 백래시에도 다시 한 발을 앞으로 내디딜 것이다. 충북도의회에서 발의될 뻔한 ‘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특별법 제정 반대 결의안’ 상정을 도민들의 목소리로 막아냈다. 우리는 더 나아가 지역의 인권을 지켜내고 차별금지법을 제정해 성소수자와 사회적 소수자가 차별받지 않고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투쟁할 것이다. 

2024년 5월 16일
노동당 충북도당